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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자리 마을은 어떤 곳?

2004-06-10
작성자 작은자리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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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독일서 부쳐온 10만달러로
77년 3600평에 첫 집단이주
미로같이 이어지는 좁은 골목 양쪽으로 낡은 집들이 오밀조밀 늘어선 경기도 시흥시 신천동 ‘복음자리’ 마을. 지난 1977년에 만들어진 이 마을 한가운데는 ‘국회의원 제정구 바오로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정일우 신부와 함께 복음자리 마을의 터를 잡은 제 의원이 99년 작고하자 그의 뜻을 기려 주민들이 세웠다.
제 의원과 정 신부는 재개발로 삶터에서 내몰리는 도시 빈민들을 위해 가난하지만 빈곤하지 않은 공동체 마을을 만들고자 했다. 1977년 독일 미제레올 선교회에서 10만달러를 보내오자 제 의원은 꿈을 현실로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먼저 철거민들이 집단 이주할 땅 3600여평을 샀다. 양평동 판자촌이 철거되면서 삶의 터전을 잃은 1400여 가구 가운데 가족이 많거나 형편이 특히 어려워 다른 곳에 갈 수 없는 170가구를 이주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들이 그해 4월 경기도 시흥으로 옮겨와 삽을 들고 수레를 끌며 복음자리 마을을 세웠다. 주거가 안정된 주민들은 적극적으로 일거리를 찾아 2년만에 땅값으로 빌린 돈을 모두 갚을 수 있었다.

이를 토대로 자활공동체의 실험은 79년 서울 시흥동·난곡 철거민 160여 가구의 한독마을 구성으로 이어졌다. 이때 철거민 32가구가 복음자리 마을에 추가로 들어왔다. 85년 서울 목동 판자촌 철거 때는 치열한 투쟁 끝에 철거민 105가구가 새로 이주해 옆에 목화마을을 꾸렸다. 현재 한독마을은 재개발이 이뤄져 아파트가 들어섰고, 복음자리 마을은 재개발을 앞두고 있다.

복음자리 마을을 토대로 90년대 중반 사회복지법인 복음자리와 한국도시연구소, 작은자리종합사회복지관이 설립됐다. 보건복지부 지정 작은자리자활후견기관도 2000년 문을 열어 복음자리 마을 및 주변 빈곤층의 자활을 돕고 있다.

복음자리 마을과 함께 했던 제 의원이 남긴 말은 아직도 도시 빈민들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큰 울림으로 남아 있다. “나무가 아무리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고 싶어도 이 세상 어딘가의 흙 위에 설 자리가 없다면 나무는 존재할 수도 없다. 이와 같이 사람 또한 정치·경제·사회·문화적인 자기영역, 즉 사람으로서의 제자리를 만들고 누리기 이전에 땅 위에 먼저 서야 하고 설 자리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주거다.”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제언> 중에서) 김진철 기자 ⓒ 한겨레(http://ww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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